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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오페라/해설) 세빌리아의 이발사 Il Barbiere di Siviglia

by HS공장장 2016. 6. 17.

세빌리아의 이발사


[자료출처 : 네이버캐스트]


제목


세빌리아의 이발사 Il Barbiere di Siviglia


작곡


조아키노 로시니(1792~1868)


초연


1816년 2월 20일 로마 아르젠티나 극장(TeatroArgentina)


등장인물


피가로(이발사)

로시나(바르톨로가 후견하는 아름다운 아가씨)

알마비바 백작

바르톨로(세비야의 의사)

돈 바실리오(로시나의 음악 선생)

피오렐로(백작의 하인)

암브로지오(바르톨로 박사의 하인)

베르타(바르톨로 집의 가정부)


주요 아리아


「조금 전에 들은 소리(Una voce poco fa)」(S)

「나는 이 마을의 만능 재주꾼(Largo al factotumdella città)」(Bar)

「나 같은 선생에게는(A un dottor della mia sorta)」(T)

「비방(Lacalunnia)」(Bar)

「보라, 하늘에서 웃으리(Ecce ridente in cielo)」(T)


줄거리


[제 1 막] 

 2막으로 구성된 오페라의 무대는 18세기 스페인의 세빌리아이다. 막이 오르면 세빌리아의 어두운 거리에 젊은 백작 알마비바가 사랑스러운 처녀 로지나에게 세레나데를 불러주기 위해 일단의 악사들을 대동하고 나타난다. 백작은 지금 로지나에게 흠뻑 빠져있지만, 그녀의 후견인인 음흉한 늙은 의사 바르톨로는 자신이 그녀와 결혼할 흑심을 품고 있으므로 그녀를 집 안에 가두어둔 채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 따라서 백작의 세레나데는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 버린다. 이미 날이 새고 실망한 백작은 악사들에게 후한 보수를 지불한 후 그들을 돌려보내지만 그 자신은 단념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남는다.

  먼 데서부터 즐거운 바리톤의 노랫소리가 점차 가까워지는데,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 거리의 이발사 피가로이다. 그는 기타를 들고서 자신이 이 도시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만인에게 요긴한 만능 선수라며 자화 자찬의 유명한 아리아 '이 도시의 만능 일꾼에게 길을 비키시오'(Largo al factotum della citta)를 호기있게 부르며 다가온다. 피가로의 정체를 알아본 백작은 숨어 있던 로지나의 집 발코니 밑에서 몸을 드러낸다. 두 사람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이다. 백작은 자신의 심경을 고백하고 피가로의 도움을 청한다. 피가로는 마침 자신이 목하(目下) 바르톨로에게 고용된 상태라 유리한 위치를 이용해서 어렵지 않게 백작의 소망을 달성시켜줄 수 있노라고 장담한다. 백작은 그에게 후한 보수를 약속하고 둘은 계략을 짠다.

  로지나의 집 문이 열리고 바르톨로가 나온다. 그는 그날로 당장 로지나와 결혼식을 올려야겠다고 중얼거리며 집을 떠나는데, 백작과 피가로는 그의 독백을 듣게 된다. 피가로의 권유로 백작은 다시 세레나데를 부르는데, 이번엔 자신을 사랑밖엔 줄 것이없는 가난한 청년 린도로라고 노래한다. 안에서 로지나의 다정한 화답의 목소리가 들리다가 중단된다. 그러나 백작은 이제는 희망에 들떠 있다. 피가로는 백작에게 술취한 병사로 변장해서 바르톨로의 집에 숙박을 요청하라는 계책을 가르쳐 준다. 백작은 곧 성사될 사랑의 희망에 부풀고 피가로는 곧 주머니를 채워줄 돈 생각에 마음이 들떠서 둘은 즐겁게 그자리를 뜬다.

  장면이 바뀌어 바르톨로의 집 내부가 된다. 혼자인 로지나는 오페라 팬이면 누구나 알고 있을 가장 매력적인 아리아의 하나인 '방금 들린 그 목소리'(Una voce poco fa)를 부르는데, 여기서 그녀는 미지의 세레나데 주자 린도로에 대한 사랑과 자신의 보호자를 속여 넘겨 끝내 린도로와 결혼하고야 말겠다는 결의를 드러낸다. 이 아리아는 여주인공의 활기차고 약삭빠른 불꽃같은 기질을 너무나 완벽하게 포착하고 있어 이것만으로도 로지나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원래 로시니는 이 절묘한 카바티나를 콜로라투라 메조 소프라노를 위해 작곡했는데, 근대의 공연에선 수많은 소프라노들이(보통 상당히 많은 음부를 고쳐서까지) 이 배역을 노래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선 대체로 작곡가가 처음 의도했던대로 메조 소프라노에 적합한 가수를 선택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로지나가 나간 후 그녀의 음악 교사인 돈 바질리오가 들어오는데, 그는 바르톨로의 친구로 성직자이면서도 스캔들 퍼뜨리기 좋아하는 칙살맞은 수다쟁이이다. 그는 바르톨로에게 알마비바 백작이 이 도시에 와 있으며 로지나의 뒤를 쫓고 있다는 소문을 전해준다. 정적을 어떻게 처치할까를 묻는 바르톨로에게 그는 중상모략이란 수단으로 그를 추방하라는 유명한 베이스의 아리아 '중상'(La Calunnia)을 부른다.

  한편 피가로는 로지나에게 린도로가 그녀를 깊이 사랑하고 있으니 그에게 간단한 편지라도 보내는 게 낫지 않겠냐고 충고한다. 그러나 약삭빠른 로지나는 이미 편지를 써두었다! 피가로가 편지를 갖고 급히 떠나자 바르톨로가 들어와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로지나에게 자기를 속일 생각은 아예 말라고 엄중히 경고하며 화가 나서 나간다.

  변장한 알마비바 백작인 '술취한 병사'가 들어오는데, 그는 바르톨로의 이름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할 만큼 취한 상태다. 로지나는 사태를 금방 알아차린다.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바르톨로는 자신이 '숙사 제공 명령'(billeting)에서 면제됐다는 증명서를 찾아내어 그에게 보여주며 그를 쫓아내려 하지만, 백작은 그걸 팽개치고는 일대 소동을 부리기 시작한다. 이제 바질리오와 피가로, 그리고 바르톨로의 하녀 베르타까지 소동에 말려든다. 거리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이 희극적인 소요(騷擾)가 극에 달했을 때 마침내 문에 노크 소리가 난다. 경찰이 소요를 조사하러 온 것이다. 백작만 제외하고 모두들 경관에게 잘 봐달라고 애원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그러나 경관이 백작을 체포하려 했을 때, 백작은 은밀히 자기의 신분을 밝힌다. 경관이 공손하게 절을 하고 물러나니까 좌중 모두는 영문을 모른 채 망연자실한다. 로지나의 시작으로  모두들 당혹의 심정을 노래하는 앙상블에 합류하는데, 이 눈부신 합창 '싸늘하게 굳었네'(Fredda ed immobile) 속에서 흥분은 점차 극에 달하게 된다.


[제 2 막]

  2막에선 백작이 다시 음악 선생 돈 알론조로 변장해서 바르톨로의 집에 들어선다. 그는 바질리오의 제자라 자칭하며 선생이 아파서 자기가 대신 로지나에게 수업을 하러 왔다고 말한다. 바르톨로는 뭔가 수상한 낌새를 느끼지만 백작의 즉흥적인 계략에 넘어가 그를 집 안에 들인다.

  로지나가 레슨을 받는 동안 옆에서 지키고 있는 바르톨로는 잠이 들었고 연인들은 노래를 통해 거침없이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이 레슨 시간에(대부분의 현대 오페라 극장에선) 로지나 역의 소프라노가 보통 '즐거운 나의 집'(Home sweet home)으로부터 가장 정교한 콜로라투라 아리아에 이르기까지 어떤 노래이든 삽입해서 부르는 게 관례가 돼 있지만, 오리지널 스코어에서 로시니가 마련한 아리아는 이 오페라의 원래의 부재였던 '부질없는 예방 조치"(L'inutile precauzione)였다.

  잠시 후 피가로가 들어와 바르톨로의 수염을 깍자고 한다. 싫다는 바르톨로를 억지로 설득시켜 면도를 하려는데 느닷없이 바질리오가 나타난다. 물론 그는 아픈 게 아니었다. 모두들 아연실색하지만 백작을 선두로 피가로, 로지나 모두 그가 병색이 완연하니 당장 침대로 가서 누워야 한다고 충고한다. 바르톨로는 이 모든 유별난 사태에 강한 의혹을 품게 되지만, 백작은 그가 눈치채지 못하게 바질리오에게 단단한 암시를 주며 돈 지갑을 그에게 슬쩍 건넨다. 얼른 상황을 간파한 바질리오는 돈지갑을 받아쥐고는 수월하게 그곳을 물러난다. 바르톨로는 면도를 하고, 연인들은 피가로의 조력(助力)으로 오늘 밤 자정에 함께 도망갈 계획을 짠다.

  장면이 바뀌어 바르톨로의 하녀 베르타가 혼다서 자신의 주인이 피보호자인 젊은 처녀와 결혼하고 싶어한다면서 '노인네가 색시를 원하네'(Il vecchiotto cerca moglie)란 사랑스런 소프라노의 아리아를 부른다.

  한편 바르톨로는 바질리오를 불러 돈 알론조의 정체를 물어보는데, 바질리오 역시 그걸 모른다. 그래서 바르톨로는 그날 밤 안으로 공증인을 불러 로지나와의 결혼식을 치를 수 있도록 주선하라고 바질리오를 보낸다.

  잠시 무대가 텅 비게 되는데, 이 때 오케스트라는 날씨가 험악함을 알리고 시간의 경과를 암시하는 생생한 폭풍의 장면을 연주한다.(이 음악은 로시니의 이전 오페라 <시금석>(1812)에서 차용한 것이다.)

  백작과 피가로가 외투에 몸을 감싼 채 도망갈 준비를 하고 들어온다. 그러나 린도로와 알마비바 백작이 동일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로지나가 린도로와 피가로가 자기를 백작에게 넘겨주는 것이라 오해해서 린도로를 거부하나 이내 그녀는 진실을 알게 된다. 모든 준비가 끝나 살금살금 창가로 가는데 그들이 타고 내려갈 사다리가 없어져버렸다! 바르톨로가 자신의 결혼을 준비하기 위해 외출하면서 그걸 치워버린 것이다. 

  이제 바질리오와 공증인이 바르톨로의 결혼식을 위해 도착했다. 그러나 피가로의 순간적인 기지, 백작의 뇌물과 협박에 의해 두 사람은 바르톨로 대신 백작과 로지나의 결혼식을 주관하게 된다. 식이 아슬아슬하게 끝나는 순간 바르톨로가 경관들을 대동하고 '이 악당'을 체포하기 위해 도착하지만 모든 것은 끝났다! 자초지종을 들은 바르톨로는 자신의 실책을 한탄하며 로지나를 단념하고, 모든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연인들은 마침내 행복한 부부가 됨으로써 코미디는 막을 내린다.